어느 날 노나라 사당에 새 한 마리가 날아왔다.
빼어난 자태와 달콤하게 귀를 간질이는 노래 소리가 너무 좋았다.
마치 천상의 소리를 듣는것 같았다.
노나라 군주는 그 새를 잡아 가두고 정성스럽게 대접했다. 새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소,양, 돼지를 잡아 음식을 만들어 주고 순 임금의 음악인 구소를 연주해 주었다.
군주는 자신이 행하는 사랑의 행위가 매우 흡족했다. 그러나 새는 음악 소리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음식을 입에 대지도 않았다.
새는 고통과 근심과 슬픔 속에서 괴로워하다가 삼일만에 죽어버렸다.
새는 왜 죽었을가? 노나라 군주는 새를 극진히 사랑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잘못인가. 노나라 군주는 사랑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스스로 사랑이라고 믿었던 행위가 오히려 타인에게 극심한 고통만 안겨 준 꼴이 되었다.
새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꿈틀거리는 벌레를 먹는 것, 짝과 함께 목청껏 노래 부르는것, 드넓은 창공을 흔적 없이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것이었다. 하루종일 새장에 갇혀 지낸 새는 극심한 고통속에서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을 것이고,
새가 죽자 노나라 군주는 깊은 슬픔에 빠졌을 것이다. 그러나 새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는 영영 알지 못했으리라.
노나라 군주는 남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이는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 보지 못한 사람이 저지르는 실수다.
스스로를 사랑해 본 사람이라면 타인을 사랑하는 방법도 어렴풋이 알 수 있다.
그러니 타인을 사랑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라야 타인도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벽에 읽는 고전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