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의 말이 이와 같은 것이다.
뗏목은 강을 건너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강을 건넜으면 뗏목은 놓아 두어야 한다.
뗏목을 잘 활용했다고 해서 그 뗏목을 짊어지고 간다면 그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마지막에 가서는, 법 아닌 것도 버려야 하고,
심지어는 법(진리)마저도 버려야 한다.
그것들을 언제까지고 마음에 짊어지고 가는 것은 비움을 모르고 비움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다.
<장자>에도 비슷한 비유가 등장한다.
통발은 물고기를 잡는데 유용한 도구지만 물고기를 잡고 난 뒤에는 계속해서 통발을 들고 있으면 안 된다.
물고기를 잡은 다음에는 물고기를 가지고 요리를 해야한다.
올가미는 토끼를 잡는데 유용한 도구지만 토끼를 잡았는데도 계속해서 올가미를 잡고 있으면 안 된다. 토끼를 잡은 다음에는 토끼를 가지고 가야 한다.
그 다음은 말에 대한 이야기다.
말은 뜻을 전달하는데 유용한 도구이지만 뜻을 전달하고 난 다음에는 말을 잊어야 한다.
계속 집착해서 자신이 한 말이나 상대방이 한 말을 곱씹어서는 안 된다.
말은 말일 뿐이다.
그것을 언제까지 마음에 담아 두어 혼란스러워하고 상처받아야 하겠는가.
집착 없는 마음은 그래서 중요하다.
뗏목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
통발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
올가미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
말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을 살다 보면 나와 타인의 말이 항상 잔상으로 머리와 마음에 남는다.
그래서 시간이 흘러도 계속 생각하고 다시 떠올린다.
그러나 그렇게 집착하는 자신을 알아차리지도 못한다.
가끔씩 '아, 내가 아직까지 그것을 생각하고 있었구나' 하고 자각할 때가 있을 뿐이다.
그렇게 집착하는 것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머물지 않고 집착하지 않을 때 우리는 항상 새롭고 산뜻한 마음 생태를 유지할 수 있다.
<새벽에 읽는 고전의 힘>